SEC, 애플·아마존 주식을 암호화폐처럼 거래한다? 토큰화 증권 혁명 오나
SEC, 애플·아마존 주식을 암호화폐처럼 거래한다? 토큰화 증권 혁명 오나
미국 SEC가 주식의 암호화폐 버전, 즉 토큰화 증권(tokenized securities) 거래를 허용하는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를 준비 중입니다. 애플·아마존 주식이 바이낸스·코인베이스에서 거래되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요.
1.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지난 5월 18일, 블룸버그는 단독 보도를 통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토큰화된 주식(tokenized stocks)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식의 디지털 버전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곧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 방안의 핵심은 SEC가 이른바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 면제를 통해 기존 증권법의 까다로운 규제를 일부 면제받고, 기업의 동의나 승인 없이도 해당 기업 주식의 토큰화된 버전을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단, 전통적인 주주 권리(의결권, 배당권 등)는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블룸버그 보도 이후 주요 외신들도 이 소식을 앞다퉈 전했습니다.
PYMNTS는 "규제 당국이 이 기술을 효율성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시큐리타이즈의 브렛 레드페언 회장은 "제3자가 애플이나 아마존을 토큰화할 수 있다면 같은 회사의 래퍼(wrapper)가 무한정 생겨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SEC 본부 — 토큰화 증권 규제의 중심
2. 토큰화 증권, 어떻게 작동하나
토큰화 증권(tokenized security)이란 주식·채권 같은 전통적인 증권을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암호화폐 형태로 발행한 금융 상품입니다.
SEC는 지난 1월 28일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이를 "하나 이상의 암호화 네트워크(블록체인/DLT)에 소유권이 전부 또는 일부 기록된, 연방 증권법상 '증권'으로 분류되는 금융 상품"이라고 정의했습니다.
SEC 성명은 크게 두 가지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첫째는 '발행자 주도형'으로, 기업이 자사 주식을 블록체인 위에 직접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둘째는 '제3자 주도형'으로, 기업과 무관한 제3자가 해당 기업 주식을 매입해 암호화폐 형태로 감싸서(래핑)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SEC의 혁신 면제는 주로 제3자 주도형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제3자 주도형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수탁형(custodial)으로, 제3자가 실제 주식을 보관하고 그에 대한 증권 수익권(security entitlement)을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합성형(synthetic)으로, 원본 주식과 연계된 별도의 파생상품을 암호화폐 형태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합성형의 경우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의결권이나 배당이 전혀 없고, 경제적 가치만 추종합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들 — 토큰화 증권은 이들과 같은 플랫폼에서 거래될 전망
3. SEC의 기존 입장과의 차이
이번 움직임은 기존 SEC의 입장에서 상당한 변화입니다.
지난 1월 SEC 직원 성명은 "증권의 발행 형식이나 기록 방식(온체인 vs 오프체인)이 연방 증권법의 적용을 바꾸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즉, 토큰화된 증권도 기존 증권과 동일한 등록·공시·의결권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혁신 면제는 이러한 원칙에 예외를 두는 것입니다.
토큰화된 주식이 전통적인 주주 권리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실험적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효율성(발행 비용 절감, 결제 속도 향상, 24시간 거래)을 증권 시장에 도입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SEC의 이러한 접근은 영국의 움직임과도 맥을 같이합니다.
영국 정부도 최근 도매시장 자산 토큰화(wholesale market asset tokenization) 청사진을 발표하며 유사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준비 중입니다.
기존 SEC 입장: "토큰화해도 증권법은 그대로 적용"
새로운 혁신 면제: "제한된 범위에서 토큰화 증권의 실험적 거래 허용"
→ 전통적인 투자자 보호와 혁신 사이의 균형을 찾는 과정
4. 왜 지금인가 —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규제 완화 기조와 맞물려 있습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 은행위원회(Senate Banking Committee)는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보다 명확한 미국 규제를 마련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행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이 증권 발행과 자산 관리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전통적인 증권 결제 시스템(T+1, T+2)은 최대 이틀이 걸리지만, 블록체인 기반 거래는 수초 내에 완료됩니다.
발행 비용도 기존 IPO 대비 현저히 낮습니다.
다만 규제 당국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금융 시장의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규제 접근법과, 기술 혁신과 시장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친(親)암호화폐 접근법 사이의 긴장이 존재합니다.
이번 혁신 면제가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지가 관건입니다.
비트코인 — 토큰화 증권이 거래될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여전히 해킹·규제 리스크에 노출
5. 위험과 논란 — 투자자 보호는?
이번 조치에는 상당한 우려도 따릅니다.
가장 큰 쟁점은 투자자 보호입니다.
토큰화된 주식은 의결권도, 배당권도, 기업 정보 공개를 요구할 권리도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자가 사실상 아무런 주주 권리가 없는 '주식 흉내' 상품을 사게 되는 셈입니다.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는 "시장 상호 연결성과 가격 투명성에 대한 표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토큰화 시장이 분열되고 무질서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같은 회사의 토큰화 상품이 여러 개 존재할 경우 가격 발견(price discovery)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습니다.
시타델 증권(Citadel Securities)도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과도한 규제 면제가 고객확인(KYC)·자금세탁방지(AML) 등 기본적인 투자자 보호 장치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또한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이 올해에도 수억 달러 규모의 해킹을 당한 점을 고려하면, 보안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6. 월스트리트의 반응
월스트리트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한쪽에서는 토큰화가 증권 발행과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이라고 환영합니다.
발행 비용 절감, 결제 속도 향상, 24시간 거래 가능성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특히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IPO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반면 기존 증권업계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시큐리타이즈의 브렛 레드페언 회장은 "제3자가 기업의 동의 없이 토큰화할 수 있다면, 같은 회사의 래퍼(wrapper)가 무제한으로 생겨 시장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SEC가 발행 기업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논란입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SEC의 최종 프레임워크는 예상보다 더 포괄적일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의 유통뿐 아니라, 전통적인 증권사와 은행이 토큰화 증권을 취급할 수 있는 길도 함께 열릴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 토큰화 증권이 그 가교 역할을 할까
7. 한국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이번 SEC의 움직임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미 해외 주식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고,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도 많습니다.
만약 애플·엔비디아·테슬라 같은 인기 해외 주식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토큰화되어 거래된다면, 국내 투자자들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국내 규제와의 충돌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규제하고 있으며, 증권형 토큰(STO)에 대한 규제도 진행 중입니다.
미국 SEC의 결정이 한국 금융 당국의 규제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현재 해외 주식 거래는 국내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능하지만, 토큰화된 해외 주식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직접 거래될 경우 자본 이동과 세금 이슈도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250만 원 초과분 22%), 암호화폐 과세(연 250만 원 초과분 20%) 등 서로 다른 과세 체계가 혼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 해외 주식의 암호화폐 버전 거래 가능성 ↑
• 의결권·배당권 없는 토큰 상품 구분 필요
• 암호화폐 과세 vs 해외주식 양도세 — 세금 체계 혼선 가능
• 국내 STO 규제 방향에도 영향 줄 전망
자주 묻는 질문
토큰화 주식은 실제 주식을 블록체인 상에서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한 상품입니다. SEC의 새 방안에 따르면, 토큰화 주식은 의결권·배당권 같은 전통적인 주주 권리를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순수하게 경제적 가치만 추종하는 '합성' 상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SEC는 5월 중순에 혁신 면제 프레임워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시행까지는 규제 검토와 업계 의견 수렴 등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2026년 하반기나 2027년 이후에나 실제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미국 SEC의 규제 프레임워크가 우선 적용됩니다.
한국 거래소나 증권사에서 토큰화 해외 주식을 거래하려면 한국 금융위원회의 별도 승인이 필요합니다.
국내 STO(증권형 토큰) 규제가 정비되는 대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바이낸스 등)에서는 이미 특정 주식을 추종하는 토큰 상품을 제공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SEC의 움직임은 이것이 정식 규제 프레임워크를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규제 당국의 공식 승인 아래 거래되면 신뢰도와 유동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토큰화 주식이 증권으로 분류되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250만 원 초과분 22%)가 적용될 수 있고, 암호화폐로 분류되면 가상자산 과세(20%)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SEC의 분류와 한국 국세청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 Reuters — "SEC readies plan for trading crypto versions of stocks" (2026.05.18)
• Bloomberg — "SEC to Ready Plan for Trading Crypto Versions of Stocks" (2026.05.18)
• SEC.gov — "Statement on Tokenized Securities" (2026.01.28)
• PYMNTS — "SEC Developing Framework to Permit Tokenized Stocks"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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